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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3 디토 (중고생을 위한) 김용옥 선생의 철학강의 (0)
그동안 TV에서 본 김용옥의 이미지란 미치광이,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이걸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것은 나의 독단이었던 것이다. 당분간 좋아하는 인물로 삼아야겠다.
그의 글은 읽기 편해서 좋았다. 제목이 '중고생을 위한 -'인 것을 보면 대중을 위해 일상어 위주로 쓴 것을 알 수 있다. 내용 중에 '어려운 글은 쓰기 쉽지만 쉬운 글은 쓰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글쓰기에 가장 가깝다.

책에서는 철학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자신의 철학 체계(몸/기철학)에 대한 홍보 소개와 자뻑, 그리고 노자빠 다운 얘기들(-_-)도 담겨있다. 노자의 생각은 '본체는 허망한 것, 현상만이 참된 것'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생각은 플라톤의 기하학이 대표하는 서양철학과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며 동양인에게 깊숙히 박혀 있다고 주장한다. 동양인은 언어와 이성을 믿지 않고 실재의 직관을 믿었기에 서양과 같은 연역적 자연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기독교에 대한 얘기도 많이 다루는데, 기독교의 복음이 서양의 문화/철학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단(dogma) 얘기 할 때 많이 언급한다. 철학 없는 믿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한다.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한편 "우리의 실존이야 말로 텍스트고, 성경은 컨텍스트다."라는 민중신학자 서남동 교수/목사의 말이 인용되어 있었는데, 최근 얻은 깨달음과 매우 비슷해서 놀랐다. (사실 저 말은 책 내용하고는 별 관계도 없는데.)
나는 태어날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상당히 근본주의적인 생각을 따라 살았는데, 작년 즈음에 한국 주류 기독교의 나쁜 부분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회의를 가지게 되었다. 한때는 아예 무신론에 혹하기도 했다. 교회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으나 나의 요즘 기도 제목도 그런 방향이다. 난 신학을 해야 할 팔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아니 왜 이 얘기를 하고 있는거지?; 아무튼 어떤 방향으로든지 회의하는 건 힘들다. 나도 내가 싫엉.

결론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절대 중고생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여러분도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매우 인상적인 책이다! (근데 오래 전에 나온 책이라 절판된 것 같다. 그래도 도서관에는 있을 것이다)